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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12, 2026

늦은 2025 회고와 이른 2026 회고

by 유연

갑자기 회고요?

2026년 4월에 무슨 2025 회고인가 싶죠? (머쓱)

최근에 어떤 분이 2025년 회고글을 올리신 것을 봤는데요. 마침 잠깐 여유가 생긴 김에 저도 더 늦기 전에 지난 한 해와 올해 1쿼터를 돌아보려고 합니다.

2025년

2025년은 정말 파란만장한 한해였습니다. 뭔가 바쁘다기보다는 내면이 너무 바빴던 것 같아요.

2025년의 느낌을 그래프로 그려봤더니 대강 이렇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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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하죠? 하나씩 정리해보겠습니다.

2월 - DND

취업 전에 IT 연합동아리 활동을 꼭 해보고 싶었는데요. 운이 좋게도 DND 라는 연합 동아리에 합격해서 12월 말부터 2월까지 하나의 프로덕트를 기획부터 개발까지 진행해봤고, 데모데이에서는 실사용자 피드백도 받아보았습니다. 쓴소리도 많이 (ㅎㅎ) 들었지만 좋은 반응도 많이 받아서 최우수상까지 받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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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불편함을 느꼈던 포인트에서 아이디어를 냈는데 선정되는 경험도 처음이었고, 설문을 돌리고 결과를 분석해서 기획을 다듬어가는 과정도 처음이라 너무 재밌었습니다.

3-4월 - 수렁에 빠지다. 그리고 빠르게 복귀

3월은... 공채 결과가 하나씩 나오는 시기였습니다. 사실 진심 100%로 취업을 준비한 게 2025년 상반기가 처음이었는데요. 그 전까지는 좀 더 자유롭게 경험을 쌓고 싶었고, 그럴 기회도 많았고, 실제로도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DND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이제는 회사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실제 사용자를 만나고 쓸모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니, 사이드 프로젝트로는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상반기부터 열심히 지원을 했는데요........

다 떨어졌습니다.

나름 프로젝트 경험도 많고 지식도 쌓았다고 생각했는데 예상치 못한 결과를 받으니 기분이... 많이 안 좋아지더라고요. 졸업 후에 긴 시간을 자기계발에 투자했는데 결과가 이렇다니, 지금까지 난 뭘 한 건가 싶으면서 스트레스 가득한 2주 정도를 보냈습니다.

다행히 저는 스트레스 회복 탄력성이 꽤 좋은 편인데, 현 상황을 오픈하고 도움을 받는 데 주저함이 없다는 것 덕분인 것 같습니다. 심리적으로는 가족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개발 관련해서는 멘토님께도 도움을 받았습니다. 막연하게 부족하다고 느꼈던 부분을 구체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어쨌든 진짜 인생에서 이렇게까지 기분이 안 좋았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별로였는데, 다행히 금방 회복해서 정신 차리고 공부를 계속 했답니다.

6월 - 개발에 대해 깊생하다

6월쯤에는 오픈소스 컨트리뷰션 아카데미(이하 OSSCA) 체험형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2024년에 githru 프로젝트로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6주간 짧게 진행되는 체험형이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었는데... 프로젝트를 둘러보다 보니 딱 하나 있는 프론트엔드 프로젝트의 멘토님이 캡틴 판교님인 거 아니겠습니까? 커리어 멘토링도 포함된다는 소식을 보고 바로 신청했고, 다행히 멘티로 선정되었습니다.

온라인 멘토링에서도 많은 것을 배웠지만, 진짜 좋았던 건 한 번 진행했던 오프라인 멘토링이었습니다. 멘토님뿐 아니라 함께한 멘티분들께도 정말 많은 생각들을 들어서 여러 방면으로 인사이트를 많이 얻었어요.

이때 나눴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OSSCA 2025 체험형 1차 기록 (week 3)

이때 쯤에는 학생 개발자 티를 벗은 코드를 작성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관련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8월 - 좀 얕은 수렁에 빠지다

8월은 하반기 공채 시즌이었습니다. 3월의 경험도 있고 여러 방향에서 멘토링도 받으면서 준비가 잘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요. 여전히...

다 떨어졌습니다.

탈락 메일을 계속 받으면 기분이 안 좋아지기 마련이죠. 이 시기에는 함께 스터디를 하던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이 해소했습니다. 같은 고민을 나누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더라고요.

그리고 또 멘토링입니다. 이때는 개발보다는 경험 정리 쪽에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저는 생각이 진-짜 많은 편인데,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을 덜어내고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멘토님과 함께 얘기해보고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0월 - 나에 대해 깊생하다

멘토링의 성과가 이 시기쯤에 나왔던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제가 되고 싶은 모습에 저를 맞춰왔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진짜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생각해볼 겨를이 없었는데,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을 정리하다 보니 재밌게도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복잡한게 싫다. 번거로운게 싫다.

생각해보면 개발을 시작한 것도 삶을 편하게 만드는 무언가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었고, 프론트엔드를 선택한 것도 유저들이 더 쾌적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들고 싶어서였고, 그 이후로 만들어온 프로젝트나 작성해온 코드의 방향성이 죄다 복잡함을 덜고 단순하게 만드는 쪽이었더라고요.

생각이 많은 사람일수록 불편함을 잘 느끼고, 더 나은 방향을 계속 고민한다는 이야기를 멘토님께 들었습니다.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게 오히려 장점이었다는 걸 깨달은 시기였습니다.

가치관이나 미래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됐는데, 결론적으로 저는 성장 지향적이고 도전적인 환경을 선호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회사의 성장과 나의 성장이 함께 가는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저 자신에 대한 확신이 생겼던 좋은 시기였습니다.

그리고 연말까지

그 이후로도 계속 구직활동을 이어나갔고, 좋은 결과도 나쁜 결과도 받으면서 지냈습니다. 이 시기부터는 함께 스터디하던 취준 동지들과 (ㅎㅎ) 매주 회고를 진행했는데요. 원래 저를 돌아보는 걸 좋아하기도 했고, 한 주를 반성하고 다음 주를 힘내서 시작하는 흐름이 좋더라고요!

2026년 1쿼터

요즘도 구직 중입니다!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은 아닌데, 개인 프로젝트가 아닌 진짜 책임감을 가지고 도움이 되는 코드를 짜고 싶다는 갈망(?)에서 오는 아쉬움이 좀 많이 큰 것 같습니다. 이제는 사용자들에게 닿는 제품을 만들고 싶어요.

요즘 멘토링의 큰 토픽은 AI입니다. 오랫동안 채용 공고를 살펴본 입장에서 공고가 줄거나 내용이 바뀌었다는 느낌을 받고 있고, 트위터에서도 개발자 커리어에 대한 비관적인 이야기가 정말 많이 보이더라고요. 저 역시도 확실히 공고를 볼 때는 좀 싱숭생숭하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다른 직업으로 도망가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개발자가 하는 일이 단순히 코드를 짜고 검토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오히려 AI 덕분에 번거로운 일들을 덜 수 있어서 생산성이 크게 올라서 만족스러운 상황입니다. 다만 기본기가 흔들리는 느낌이 살짝 있어서 CS 책을 다시 펼쳐보는 중입니다..

2025년에 좀 아쉬웠던 것은 생활 리듬이 좀 흔들렸다는 것인데요. 그래서 올해는 오전에 운동-알고리즘-기술 아티클 읽기 루틴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특히 기술 아티클 읽기는 최근에 추가했는데 생각보다 인사이트를 많이 주더라고요. 아주 만족스러운 루틴입니다.

밤에는 자기 전에 책을 읽는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책 읽는 걸 좋아하는데 막상 시간을 내려니 '이 시간에 코드 한 줄...' 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잘 못 하게 되더라고요. 아예 자기 직전 시간을 고정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온오프가 확실히 되는 느낌이라 수면도 규칙적으로 되는 것 같습니다. 요즘 읽는 책은 퇴근길 철학툰이에요.

남은 2026년을 어떻게 살 것인가

지금까지 해온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줏대 있게 나아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AI에도 계속 관심을 가지려고 합니다. 요즘 개발을 처음 배웠을 때처럼 너무 재밌는 것 같습니다. 약간 하루를 48시간 처럼 쓰게 된 느낌이예요. 조금은 두렵기도 하지만 생각만 하고 있던 사이드 프로젝트 같은 것들을 실제로 만들어보면서 AI를 좀 즐겨보려고 합니다.

자격증 욕심도... 조금 있습니다. 상반기에 SQLD와 AWS DVA, 하반기에 JLPT N3 취득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요. 백엔드나 아키텍처 쪽에 관심만 갖고 있었는데, 자격증 공부를 통해 관련 지식을 점검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더라고요.

마지막으로는... 취업입니다. 취준 기간이 좀 길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함께하고 싶지 않은 회사에 억지로 들어가기보다는, 저를 필요로 하고 저도 능력과 시간을 투자하고 싶은 회사에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더 큽니다. 상반기까지는 꼭 그런 회사를 만나길 바라며... 화이팅!

end